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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2023 뮤지컬 레베카 관람후기

by 에이미116 2023.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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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뮤지컬 레베카, EMK뮤지컬

 

 

 
 

전체적인 스토리

 

 불의의 사고로 아내 레베카를 잃고 힘든 나날을 보내던 막심 드 윈터는 전 세계를 유랑하듯 여행하며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는 몬테카를로 여행 중 우연히 ‘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신분이나 재산의 차이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둘 만의 사랑에 빠져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막심의 저택인 맨덜리로 향한다. 맨덜리는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전 부인 레베카 드 윈터 부인의 그림자가 깊숙이 드리워있어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마치 죽은 레베카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처럼 맨덜리의 모든 것은 여전히 레베카에게 깊게 물들어 있고 집사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가 다시 돌아올 거라며 ‘나’에게 경계심을 드러낸다. 사랑하는 막심과의 행복한 삶을 꿈꾸던 ‘나’는 점점 위축되어 가고 오해가 쌓여 막심과의 관계도 위태로워진다. ‘나’가 자괴감에 빠져 괴로워할 때, 레베카의 보트와 시신이 우연히 발견되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관람평

 

 

1. 뮤지컬 계의 완전한 막장

 K-아침드라마를 뛰어넘는, 말할 수 없이 끝까지 가는 막장스토리

 

 

 

 세상 우유부단한, 내추럴 본 리치한 남편 막심 드윈터, 가난한 천애고아에서 갑자기 사랑에 빠져 신데렐라가 된, 급속 승진한 본인의 지위에 걸맞는 품격을 지니지 못한, 어수룩한 신데렐라 나, 그리고 이미 죽어버려서 절대 나오지 않지만, 극을 지배하는 레베카와 그녀의 충직한 집사, 댄버스 부인이 꾸미는 2시간 30분의 스토리는 정말 스펙터클하다.

 

‘레베카’는 극이 시작하기 전에 이미 죽은 관계로 단 한 번도 무대에 등장하지 않지만, 작품의 배경인 맨덜리 저택뿐 아니라 극 중 모든 인물의 심리 안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미스터리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이야기는 레베카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과 마주하게 된 ‘나’를 따라 전개되지만, 뮤지컬의 중심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레베카를 대변하며 동시에 집착하는 인물인 댄버스 부인이다.

 

 

 

 

2. 류정한-신영숙-웬디 페어

- 보고싶었던 캐스팅 - 

 

 

 류정한  배우는 처음 보는 극이었고, 신영숙배우는 워낙 탄탄한 댄버스부인으로 유명했고, 웬디는 시츠프로브에서 뭔가 새침하면서도 청초하게 보르는 데 기대한 것보다 너무 잘 부르는 것을 보게 되어 선택하게 되었다. 

 

재연 시절에 옥주현 댄버스부인을 보았었는데, 옥댄 버스의 해석은 주인 레베카가 죽은 건 알고 있지만 인정하기 어렵고, 어렸을 때부터 모셔온 레베카와의 켜켜이 쌓인 추억들을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안타까운 댄버스의 수렁을 보는 듯했었다.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을 연기한 신영숙은 유일하게 국내 초연부터 지금까지 한 시즌도 빠짐없이 출연 중인 댄버스 부인 역의 배우이자, 레베카 전체를 통틀어서도 매 시즌 출연한 배우이다. 더 대단한 점은 시즌이 아니라 햇수로만 따져도 10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댄버스 부인 역으로 공연한 배우이다. 

 

신영숙배우님의 댄버스는 광기를 숨겨놓으려 하지만 미친 듯이 새어 나오는 카리스마, 목소리부터 표정과 모든 동작들이 끝내 맨덜리 저택을 집어삼키는 불꽃러럼 엄청난 광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신댄은 레베카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생각하고, 내가 어떻게 너에게 했는데~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라고 하는 절박한 배신감의 느낌이 2막을 지배했다. 

 

신댄의 노래는 후려 맞는 듯한 느낌이랄까, 극의 공기가 달라지는 기분이었다. 그전에 "나"와 "막심"의 말랑말랑한 로맨스, 맨덜리에 도착했을 때 하인들의 넘버들에서는 나름 평범했던 극이었다면, 신댄이 노래를 부르면서 갑자기 공기가 차갑고, 축축하고, 집요한 누군가의 눈빛이 느껴지는 순간이 소름 끼치게 무서웠다.

 

 

웬디, 레드벨벳의 욕심 많은, 다재다능한, 영어 잘하는 아이돌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노래도 어쩌면 그렇게 청아하면서 단단하게 잘하는지 깜짝 놀랐다. 시원시원한 느낌에 "나" 자체의 순수하고 밝은 느낌을 충실하게 재현하는데, 뮤지컬을 처음 하는 배우라고 보이기엔 너무나 실력이 출중했다. 2막 첫 넘버가 나와 댄버스의 듀엣이었는데, 왠지 내가 더 두근두근 했지지만 웬디는 댄버스에 지지 않도록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부르는데, 그래 그렇게 대적해야 이히가 이제부터 맨덜리를 장악해 나갈 수 있어! 하면서 엄청 응원을 했었더랬다. 

 

조연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막심의 언니, 비아트리세. 맨덜리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나에게 많은 친절을 보이기도 하고 동생 막심을 많이 걱정하기도 하는, 프로오지라퍼로 그려진다. 재연에서 봤을 때는 많은 인상을 받지 못했었는데, 이번엔 넘버도 귀에 꽂히고, 노래도 개 잘하시고... 상당히 인상에 남았다. 

 

 

3.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 위치, 좌석, 주차 등등

 

 

 

블루스퀘어 극장은 6호선 한강진역에서 극장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다만, 좌석에 따라 시야뿐만 아니라 음향까지 차이가 많이 나는 극장이다 보니, 좌석별 장단이 명확하다. 

 

블루스퀘어는 일명, 고속도로라고 불리는 통로가 있는데, 7열 과 8열 중간에 있는 다소 넓은 통로가 있다. 

뮤지컬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직관하고 싶다면, 사실 7열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극 전체를 한 눈으로 계속 즐기고 싶다라고 하는 분은 추천하지 않는다. 나는 7열 안의 좌석을 잡으려고 티켓팅 데이에 꼭 참석하곤 한다. 언제나 후회가 없는 좌석은 중블 5-7열 수준. 더 뒤로 가면 사실 배우들의 자세한 연기를 보기는 어렵다. (몽골인정도의 시력을 가지고 계시다면 그분은 예외겠지만...ㅎㅎㅎ) 

1층 12열 이후의 좌석은 모두 오페라글라스를 지참해서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물론 오글 대여도 하지만, 대여를 하려면 상당히 일찍 (최소 1시간 전) 가야 대여가 가능하고,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품질의 오페라글라스 하나 정도는 구입하는 게 좋다.

 

 

2층은 사실 개인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굳이 1층 15열 뒤로 갈 거라면, 2층 1열 중블 정도로 시야방해 없이 좋은 음향을 감상하고 올 수 있겠다. 그리고 좋아하는 배우의 막공이라면? 그렇다면 2층이든 3층이든 가야지! 막공이니까! 언제 또다시 올지 모르는 뮤지컬이니까~! 

 

주차는 나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관람객의 경우 4시간에 5천 원 정도에 주차요금정산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공연 한 시간 반 전에는 주차장 입장을 해야 넉넉하게 주차할 수 있다. 만약 블루스퀘어에 주차하지 못하면 그 앞에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고, 계단으로 주차장과 연결되어 있어 이용에 편리한 편이다. 

 

 

 

4. 2023년 올해의 뮤지컬들 

-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뮤지컬 풍년 - 

 

 

올해 일도 너무 바쁘고 스트레스도 많다 보니, 습관적으로 뮤지컬을 예약해 버렸었다. 그 결과 9월에는 무려 8회의 뮤지컬 관람을 하고야 말았는데, 회사 끝나고 3시간씩 뮤지컬을 집중해서 보고 정리하다 보니, 나중에는 코피가 다 났었다. 흑흑

그래도 코로나 시기에 애써 퐁당퐁당 예매했던 티켓이 누군가의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계속 취소당하던 그 암흑기를 생각하면, 볼 수 있을 때 최대한 보고, 느끼고, 즐겨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이는 티켓들과, 관극에 대한 추억들, 배우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한 날은 그렇게 뿌듯하다. 

 

올해 2023년의 뮤지컬은 오페라의 유령, 벤허, 레베카, 그리고 좀 있으면 서울로 올라올 레미제라블. 

다시는 오지 않을, 2023년의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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