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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막공 후기

by 에이미116 2023.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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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1년간 오유령으로 행복했던 대장정의 끝, 조배우님의 막공 23년 11월 18일 을 보고 왔다.  (+____+)
작년 이맘때 오페라의 유령이 한국에서 공연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놀라웠는데, 조배우님의 그 유령 실루엣 포스터를 보고 혼자서 비명을 계속 질러댔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조승우배우님 서울막공을 보고 온 후기, 기록으로 남겨본다. 

The phantom of the Opera, Seoul, 2023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서울 기본정보

공연장소 : 샤롯데시어터

공연기간 : 2023년 7월 21일 ~ 11월 17일

러닝타임 : 150분 (인터미션 20분) 

티켓가격 : VIP 19만 원 /R석 16만 원/ S석 13만 원/ A석 9만 원 

(재관람할인 없었는데 일부 날짜에서 프로모션으로 있었음. 그리고 BC카드 5% 할인)

 

오늘의 캐스팅

  • 유령 : 조승우 님
  • 크리스틴 : 손지수 님
  • 라울 : 황건하 님
  • 무슈앙드레 윤영석 님
  • 무슈피앙지 이상준 님
  • 마담지리 김아선 님

오늘의 캐스팅, 2023년 11월 18일 오후7시 공연

 

조유령님께 감사를

 
배우님은 코로나 때도 꾸준히 공연을 있어오셨지만 코로나로 인해 티켓은 좌석이 하나 건너 하나 오픈되기 때문에 가뜩이나 구하기 어려운 공연티켓이 더 어려운 지경이 되어버렸고, 어렵게 구한 티켓은 연이은 코로나 발발 환자로 툭하면 공연이 취소되는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에 지난 2년간 공연은 단 네 번밖에 보지 못했었다. 맨오브라만차 두 번, 헤드윅 두 번… 흑. 그것도 2층 혹은 3층 좌석으로 감지덕지했어야 했지… 흑흑… 그래도 헤드윅 때 3층을 봐주면서 인사해 주시고 언급해 주던 배우님… 너무 감사했어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예매도 쉽진 않았다. 부산부터 공연이 시작되어 서울 오길 기다리다 못 기다리겠어서 부산 드림시어터 공연을 예매를 해서 두 번이나 원정 관람을 갔었고, 

올해 3월 부산부터 시작해서 11월까지 8개월이라는 긴 기간 동안 올라갔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서울 막공을 보게 되어 너무나도 기뻤다. 물론 막판에 팬 단톡방에서 구한 표라서  좌석은 2층 10 열이라는 어마어마한 산 정상에 있는 좌석이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2층에 앉아보는 터라 또 새록새록한 느낌도 들었다. 물론 모든 배우의 얼굴은 새끼손톱의 반만 하게 보인다 ㅋㅋㅋ ) 긍정회로를 돌리자면, 샹들리에도 천사상도 잘 보이고, 유령이 천장꼭대기에서 등장할 때 좀 더 가깝게 볼 수도 있다는 즐거움도 있었다. 
 

오늘의 조유령과 막공 관람후기

 
내가 본 총 여섯 번의 조유령 중에서 오늘은 컨디션 최고의 상태였다. 이를 어째... 오늘이 서울막공이라니. 아마도 조배우님은 더 이상의 후회도 아쉬움도 없애버릴 그런 최상의 컨디션인 것 같았다. 

The music of night 넘버는 어느 때보다 더 화려한 느낌이랄까. 크리스틴의 득음을 위해 노래해 날 위해! 하는 손짓과 악센트가 좀 더 복합적이고 애정 어린 감정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틴도 자신이 그런 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믿기지 못하는 듯한 표정으로 연기했는데 그게 또 크리스틴의 우유부단한 천재성과 잘 어울렸달까.

크리스틴이 마스크를 벗겼을 때 유령은 굉장한 치부를 들켜서 매우 당황할 뿐만 아니라 상당히 미칠 듯한 불안함에 굉장한 저주를 퍼부었다. 오늘따라 무대 한쪽 끝에서 다른 끝으로 기어가는 조 배우의 연기는 왜 그렇게 처절해. 마치 생명줄을 뺏긴 사람처럼 어쩔 줄 모르게 슬퍼하며 애절하게 마스크를 향해 손을 뻗는데 너무나 안타까웠다.

1막 클라이맥스에서 천사의 조각상 위에서 흐느껴 울던 유령은 복수를 결심하고 매우 크게 화를 내며 샹들리에를 떨어뜨린다. 망토를 뒤집으며 으허허 거리는 조유령의 뒷모습은 2층이라 좀 더 유심히 볼 수 있었는데, 가라!! 하며 샹들리에를 짠!! 하고 가리키자, 샹들리에는 번쩍 거리다가 휘리리릭 떨어져 버린다. 크리스틴이 다칠까 봐 다급하게 막아서는 라울의 모습으로 끝나는 1막.

오늘의 이 공연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는다고 하니 믿기지 않을 지경. 이 산꼭대기에서 봐도 감동은 배로 느껴졌다.
 
2막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조유령은 처절하지만 오히려 단호한 모습으로 묻는다. 
 
"선. 택. 해" 
 
이 선택해의 느낌은 매번 공연을 관람할 때마다 달라지는데, 오늘 서울막공의 "선택해"의 느낌은 유령의 단호함을, 크리스틴을 사랑하면서도 배신당했고, 그러면서도 그 사랑을 저버릴 수 없는 애절한 자신의 상황을 오히려 역이용하면서 크리스틴에게 단호하게 자신을 선택하라고, 라울을 선택할 선택지는 없다고 선을 긋는 듯한 마음이 느껴졌다. 
 
사실 이 때부터 눈물이 계속 나와서...  어찌나 처절하던지, 오히려 단호하면서도 선을 긋는 모습에 유령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확 터져 나왔다. 
 
크리스틴은 그녀의 마음을 어찌 전할지 고민하다가 유령을 잡고 키스를 하는데... 이때 놀라며 당황스러워하는 손짓의 유령의 모습, 크리스틴의 안타까운 얼굴, 저 멀리서 바라보는 라울. 크리스틴이 두 번째 키스를 하자 또 한 번 급격한 감정의 흐름이 느껴지고, 키스 후 유령은 이제야 알았다는 듯 비틀비틀 걸어 나오며 소리친다.
 
" 가라! 크리스틴을 데리고 가라! 어서! 여기를 다 잊어버려, 어서 가! 저들이 오기 전에! 내 배를 타고 가! 그리고 잊어 이 모든 걸. 크리스틴, 기억하지 마라 , 이 지옥의 천사를, 가! 가라! 가라 지금. 가라 빨리 떠나라. 떠나란 말이야!!!!! (절규)" 
 
유령은 자신의 사랑이 그녀에 대한 집착임을 이미 마음속에서 알고 있었지만 크리스틴의 안타까운 키스로 현실 자각이 된 채 그녀와 라울을 놓아준다.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자신의 슬픈 사랑을 애도하며 조 배우님만의 마지막 넘버를 부르고 사라진다. 
 

마스커레이드.. 가면들의 무도회.. 마스커레이드.. 얼굴을 숨겨 널 찾을 수 없게... 

..... 크리스틴, 사랑해...

 

크리스틴, 그댄 내 행복의 날개여, 이제 끝내리, 밤의 노래여... 

 

아.. 너무 슬퍼서 폭풍 눈물이 나왔다. 너무 슬픈데 눈물을 참자니 머리가 다 아팠다. 처음 이 바꾼 가사를 들었을 때도 너무 좋았는데, 크리스틴과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마무리하는 이 가사는 여러 번 들어도 그 감동은 더욱 커진다. 
 

조배우님 서울 막공 무대인사

 

저희가 이제 대구까지 세 번의 여정이 남아있고, 지금 두 번의 여정이 남고, 저희 네 명의 여정은 끝이 났습니다. 이제 다음 대구에서도 저희 잊지 말아 주시고, 대구... SRT 타면 한 시간 반이면 오잖아요? 대구도 놀러 오실 거죠? 놀러 오세요~ :) 저는 왠지 끝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요. 부산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남은 한 달 동안 셋업기간 동안에 조금씩 발전하려고 노력할 거고요, 더 계속 노력하고 노력해서 조금이라도 발전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그때까지 날 추운데 건강 조심하시고요. 대구에서 또 기쁘게 슬프게 만나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조배우님 무대인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무대인사 내용도 또 너무나 조배우님 답게 자꾸 열심히 노력하고 노력한다고 해서 부산막공 무대인사도 생각났다. 그리고 팬으로써 마음이 짠 하면서도, 안타까우면서도, 또 자랑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우면서도, 뿌듯하기도 하고... 여튼 좋았다. 역시 자랑스러운 내 배우, 자신이 하고 있는 그 무대가, 그 역할이 아무리 작든 크든 철저히 연구하고 최선의 해석과 연기를 하고싶은 욕심 많고 열정 많은 배우님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워서 그 눈물이 또 계속 주책맞게 그치지 않았다. 
 
예전엔 덕질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요즘엔 덕질이 너무 좋고, 에너지를 받고, 행복해지는데, 덕질이라는 이 것이 한 사람을 이해하고, 그 사람의 세계를 알게 되고, 사랑하고 아끼게 되는 것이라 생에 새로운 즐거움과 애틋함을 가지는 그런 일이다 라고 감히 정의를 내려본다. 
 
오페라의 유령은 아름답고, 슬프면서도 애틋한 러브스토리이다. 그 스토리만으로도 즐길 거리가 너무나 많았는데, 2023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부산과 서울의 공연 기간을 함께 하면서 그들의 캐스팅과정을 보고 초반 연기나 단원들의 합이 극을 계속할 수록 점점 좋아지는 극의 완성도를 느끼고, 함께 연기하는 배우가 노력하고, 아프고, 성장하고, 보이고, 자랑스럽게 멋있고, 짠하고 안타까움을 함께 느꼈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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